기존에 윈도우 노트북(갤럭시북)을 쓰다가 최근에 맥북을 새로 구입했다. 쓰던 갤럭시북도 멀쩡한데 바꾼 이유는 OS 네이티브 터미널을 쓰고싶어서이다. 실제 개발을 하는 서버는 따로 있다보니 노트북의 주 용도는 터미널인데, 윈도우는 사실 네이티브 터미널이랄게 없다. 흔히 쓰는 PowerShell은 윈도우에 별도의 터미널 프로그램이 실행되는 방식인데 그게 싫었다. 접속 성능에 큰 영향이 있냐 하면 그건 아니지만, 나는 그냥 기본 OS 기능을 쓰고 싶었다. 게다가 PowerShell에서 GUI를 띄울라 치면 X-ming이나 VcXsrv 같은 x-server 프로그램을 별도로 실행해야하는데, 사용해본 결과 속도가 많이 느리다. GUI 속도는 Moba-Xterm이나 WSL이 빠른데, Moba-Xterm은 단축키 사용 이슈가 있고, WSL은 고작 터미널 하나 쓰자고 리눅스를 띄우는게 마음에 안들었다.

그에 반해 맥북의 MacOS는 현존하는 유일한 PC용 UNIX 인증 OS다. 당연히 네이티브 터미널을 포함하고 있고, 이 점 때문이라도 언젠간 맥북을 사야지 벼르고 있었다.
그리고 올해 저렴한 가격으로 입문용 맥북인 Neo가 출시됐다. 터미널만 사용하는 나에게 사양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지만, 스펙 대비 성능도 꽤 준수하게 나온것 같다. 맥북 Neo는 M칩이 아닌 A16 칩을 달고 나왔는데, 이게 누군가에겐 단점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는 오히려 저전력이라 매력적이었다.

약 2달간 사용 중인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이다. 왜 여태 윈도우를 고집했을까 후회될 정도다. 가장 좋은 점은 OS를 종료하지 않아도 대기전력 소모가 매우 적다는 것이다. 항상 대기상태로 덮어놓고 shutdown 할 일이 거의 없으니, 언제나 지난 작업에 이어서 진행을 할 수 있다. 작업시작 과정이 번거로우면 귀찮아서 미루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점을 많이 줄여줘서 더 자주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아까 말했듯이 모바일용 AP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에 발열도 적은데, 그덕에 키보드 부분이 뜨겁지도 않고, 팬리스 설계라 소음도 없다.
아이폰과의 호환성은 말할 것도 없다. 애플 제품을 쓰는 사람으로서 진작에 경험해봤어야 하는 부분인데, 노트북까지 애플 제품으로 바꾸고 나니 확 체감되었다. 이제 맥북을 열면, 알림 확인하려고 아이폰에 손을 뻗는 일은 거의 없다.
몇 가지 아쉬운점이 있다면 일단 셀룰러 모델이 없다는 것이다. Reddit같은 커뮤니티를 봐도 많은 사람들이 맥북 셀룰러 모델을 기다리는 것 같은데, 이런 저전력 맥북에도 안넣어주는걸 보면 애플은 맥북 셀룰러 모델을 낼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단축키에 적응하는게 좀 힘들었고 아직도 적응중이다. 우분투는 오히려 윈도우 키 배열과 비슷한 경향이 있어, 내 몸은 윈도우 단축키에 익숙해졌다. 특히 Ctrl 키 위치는 도저히 기본 맥북 위치로 적응이 어려워서 키보드 설정을 바꿔버렸다. 키캡에도 키 이름을 바꿀 수 있는 스티커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맥북을 사기 전에는 셀룰러 모델이 있는 아이패드를 살까도 많이 고민했는데, 안그러길 잘 한 것 같다. 노트북을 바꿔서 더 자주 열게 된 많큼, 앞으로 맥북과 더 많은 작업을 하기로 다짐해본다.